📑 목차
사람은 한 번 편리함을 알아버리면 되돌아가기 어렵다. 나에게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물티슈였다. 뭐 하나만 묻어도 물티슈부터 찾았고, 주방에서 국물 튄 자리, 거실 테이블, 심지어 아이 입 주변까지 모두 물티슈로 해결했다. 그런데 어느 날 쓰레기 봉투를 들다가 문득, 안에 구겨진 하얀 물티슈 뭉치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이게 다 한 번 쓰고 버린 석유 덩어리라는데, 내가 너무 아무 생각 없이 쓰고 있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물티슈를 끊고 행주·수건으로 바꾸기 30일 실험을 시작했다.
이 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다음과 같다.
- 물티슈 사용을 줄이고 행주·수건으로 바꿨을 때 실제로 어떤 변화가 있는지 구체적인 경험을 확인할 수 있다.
- 주방·거실·욕실 등 공간별로 물티슈를 대신할 수 있는 현실적인 친환경 루틴과 준비 방법을 배울 수 있다.
- ‘물티슈 없으면 불편할 것 같다’는 불안이 어떻게 줄어드는지, 30일 동안 느낀 심리적 변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다.
- 일회용을 줄이는 환경 실천이 억지스러운 고행이 아니라, 나와 가족에게도 이득이 되는 지속 가능한 제로웨이스트 생활로 자리 잡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이제부터는 내가 실제로 30일 동안 물티슈를 끊고 행주와 수건으로 바꾸면서 겪은 불편함, 적응 과정, 그리고 쓰레기·비용·마음이 동시에 가벼워진 이야기를 차례대로 들려보려고 한다.

1. 시작 전, 물티슈에 찌든 나의 주방과 일상
도전을 시작하기 전, 나는 내 일상에서 물티슈가 얼마나 자주 등장하는지 먼저 관찰해봤다. 하루 동안 일부러 세어 보니, 주방에서만 10장 가까이 쓰고 있었다. 가스레인지 주변 닦기, 싱크대의 물자국 닦기, 국물 튄 식탁 정리까지 모두 물티슈가 담당했다. 거실에서는 리모컨, 책상, 먼지 닦기에도 습관적으로 물티슈가 손에 쥐어졌다.
욕실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세면대 물때 닦을 때도 행주 대신 물티슈, 아이가 비누 거품을 여기저기 묻혀도 일단 물티슈. 집 안 여기저기에 상비해 둔 물티슈 팩만 5개가 넘었다. 이런 모습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나는 ‘깨끗함’에 집착한다기보다 ‘간편함’에 중독되어 있었던 거였다. 편하다는 이유로 쓰레기를 계속 만드는, 아주 비효율적인 환경 실천 반대 루틴을 굴리고 있었던 셈이다.
이제 바꿔보기로 마음먹었을 때, 제일 먼저 한 일은 “30일 동안 새 물티슈는 더 이상 사지 않는다”라는 규칙을 집에 공식 선언하는 것이었다. 대신 싱크대 옆에는 깨끗한 행주 몇 장과 손에 잘 닿는 작은 수건들을 준비해 두었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손이 물티슈로 가지 않게, 동선을 아예 바꿔보자. 불편하더라도 한 번 부딪쳐보는 거다. 어차피 이건 나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제로웨이스트 실험이니까.”
2. 1주차 – 물티슈의 부재, 생각보다 크고 솔직히 좀 짜증남
30일 도전의 1주차는 솔직히 말하면, 물티슈가 너무 그리운 시간이었다. 첫날부터 시험대가 왔다. 국을 퍼다가 흘렸고, 반사적으로 물티슈를 찾았다. 하지만 바로 옆에 있던 물티슈 팩 위에 “오늘은 행주 사용”이라고 적힌 메모를 붙여 둔 덕분에, 겨우 손을 돌릴 수 있었다. 대신 옆에 준비한 젖은 행주로 주방 식탁을 닦았다.
문제는 “한 번에 끝”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물티슈로 닦을 때는 쓰고 버리면 끝이었지만, 행주를 쓰니 헹구고, 짜고, 다시 널어야 했다. 처음 며칠은 이 과정이 정말 번거롭게 느껴졌다. 특히 피곤한 저녁에는 ‘그냥 물티슈 한 장만 쓰면 안 되나…’라는 유혹이 수시로 올라왔다. 친환경 생활을 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도, 마음 한편에서는 “내가 왜 이 고생을 자초하지?”라는 투덜거림이 스며 있었다.
그래도 3일쯤 지나자 한 가지 차이가 느껴졌다. 주방 쓰레기통에 물티슈 뭉치가 사라진 것이다. 예전에는 음식물 쓰레기 위에 하얀 물티슈들이 층층이 쌓여 있었는데, 이제는 주로 음식물과 종이류만 보였다. 눈에 보이는 쓰레기 부피가 줄어드니, 그제야 “아, 이게 진짜 환경 실천이구나”라는 실감이 났다. 물론 그때까지만 해도, 내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편리함 VS 친환경’ 싸움이 팽팽했다.
3. 2주차 – 행주·수건 시스템 구축, 주방 루틴이 달라지다
2주차부터는 마음가짐이 아니라 실제 주방 루틴을 바꾸는 단계로 들어갔다. 그냥 물티슈를 안 쓰겠다고 결심하는 것만으로는 오래 버티기 어렵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행주·수건 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다.
먼저 용도를 나눴다.
- 주방용 행주: 싱크대, 조리대, 식탁 등 음식이 직접 닿는 곳 전용
- 청소용 수건: 바닥 닦기, 가구 먼지 닦기, 창틀 청소 등
- 손·설거지 전용 수건: 손을 자주 닦는 자리, 설거지 직후 물기 제거용
이렇게 구분해 두니, 예전처럼 모든 걸 물티슈 하나로 해결하려던 습관이 자연스럽게 분리되었다. 설거지를 마친 후에는 싱크대 주변의 물기를 수건으로 쓱 닦고, 이어서 행주로 조리대를 닦는 식으로 일련의 동선이 정리됐다.
빨래 루틴도 바뀌었다. 예전에는 수건 빨래가 일주일에 한 번이면 충분했지만, 이제는 행주와 수건이 늘어나면서 빨래 빈도를 조금 더 세분화했다. 음식이 묻은 행주는 그날 저녁에 바로 손빨래 후 같이 세탁기에 돌리고, 먼지만 묻은 청소용 수건은 모아서 이틀에 한 번 세탁했다. 처음에는 “물 절약을 위해 물티슈를 끊었더니, 세탁물은 더 늘어난 거 아닌가?”라는 의문도 들었지만, 전체적인 물 사용량보다는 쓰레기와 화학물질 사용을 줄이는 것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 이 또한 나만의 현실적인 친환경 선택이었다.
4. 3주차 – 아이와 가족 설득, 물티슈 없는 집에 적응시키기
3주차부터는 나 혼자가 아니라 가족 전체의 문제로 넘어갔다. 특히 아이에게는 물티슈가 너무 익숙한 도구였다. 과자를 먹다가 손에 묻으면 “물티슈!”부터 외쳤고, 입 주변 닦을 때도 당연히 물티슈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부분을 바꾸기 위해 나는 조금 다른 접근을 해봤다.
먼저 아이 손이 닿기 쉬운 곳에 작은 수건을 여러 장 걸어 두었다. 그리고 일부러 아이에게 보여주면서 말했다.
“이제 손 닦을 땐 이 수건을 쓰자. 물티슈는 쓰레기가 많이 나와서 지구가 힘들대.”
아이에게 너무 거창한 환경 실천 이론을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지구가 힘들다’는 표현은 생각보다 잘 먹혔다. 아이는 잠시 고민하더니 “그럼 나는 수건 쓸게”라고 말했고, 그날부터 진짜로 수건을 찾기 시작했다. 물론 가끔은 예전 습관대로 물티슈를 찾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살짝 웃으면서 “우리 집은 이제 제로웨이스트 집으로 업그레이드 됐어”라고 상기시켜줬다.
배우자 설득도 필요했다. 특히 화장실 청소나 급하게 뭔가 닦아야 할 때, 예전에는 물티슈 몇 장이면 끝이었지만 이제는 행주와 수건을 챙겨야 했다. 나는 “당장 편한 건 물티슈인데, 결국 그게 다 쓰레기로 쌓이고, 또 사야 하고, 돈도 계속 나가. 차라리 행주를 조금 더 세탁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고 현실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그렇게 조금씩 설득과 함께 루틴을 공유하니, 어느 순간 가족 모두 “물티슈 어디 있지?”라는 말 대신 “수건 어디 있어?”라고 묻는 날이 오기 시작했다. 그때 비로소 이 30일 도전이 ‘나 혼자만의 실험’에서 ‘가족 단위의 친환경 생활’로 확장되고 있다는 걸 느꼈다.
5. 4주차 – 쓰레기 줄고, 지갑도 덜 가벼워진다는 걸 눈으로 확인하다
도전 마지막 4주차에는, 눈에 보이는 변화들이 확실하게 드러났다. 우선 가장 큰 변화는 쓰레기량이었다. 예전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물티슈 묶음 포장을 버리고, 사용한 물티슈가 일반 쓰레기 봉투의 적지 않은 부피를 차지했다. 그런데 30일 동안 새 물티슈를 사지 않으니, 그만큼 포장 쓰레기와 사용 후 물티슈 더미가 사라졌다.
두 번째는 지출이었다. 그전에는 한 달에 몇 번씩 대형 마트에서 물티슈를 박스째 사들였다. 아이 키우는 집이라 ‘어차피 쓰니까’라는 생각으로 10팩, 20팩 묶음을 장바구니에 넣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30일 동안 물티슈 구매를 중단하니, 그 비용만큼 자연스럽게 지출이 줄었다. 그 대신 행주와 수건을 조금 더 좋은 소재로 사는 데 투자했다. 세탁과 재사용을 전제로 하니, 오히려 “오래 쓸 수 있는 좋은 제품을 사자”라는 방향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물론 우리 집 하나가 물티슈를 끊었다고 해서, 당장 세상이 달라지진 않는다. 하지만 최소한 우리 집 쓰레기 봉투 안에서만큼은, 플라스틱이 섞인 물티슈 뭉치가 크게 줄어들었다. 이건 분명 작지만 중요한 환경 실천이었다. 이 정도라면 누구나 한 번쯤 시도해볼 만한 현실적인 제로웨이스트 프로젝트라고 느꼈다.
6. 30일이 끝난 뒤, 내게 남은 행주·수건 루틴
30일 도전을 마치고 나서, 나는 다시 예전처럼 물티슈를 살까 잠깐 고민했다. ‘혹시 모를 비상용으로 하나 정도는 있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이미 행주와 수건 루틴이 몸에 익은 상태에서, 굳이 물티슈를 다시 쓸 이유를 찾기 어려웠다.
지금은 집 안이 이렇게 바뀌었다.
- 주방: 싱크대 옆에 행주 3장, 손닦이용 수건 2장 상시 대기
- 거실: 테이블 주변에 먼지 닦기용 작은 수건이 정해진 자리 확보
- 욕실: 세면대 청소용 수건과 손 닦는 작은 타월 구분 비치
창틀이나 바닥을 대청소할 때도 예전에는 “물티슈 잔뜩 써서 한 번에 끝내자”였는데, 이제는 그냥 헌 티셔츠를 잘라 만든 걸레와 수건으로 처리한다. 물론 세탁할 게 조금 늘어나긴 했지만, 대신 쓰레기는 확실히 줄었고, 지갑도 덜 아프다. 무엇보다 ‘내가 뭔가를 줄이고 있다’는 조용한 만족감이 생겼다. 이 만족감은 생각보다 강력해서, 다른 영역의 친환경 습관으로도 번져 가고 있다. 예를 들어 주방에서 랩 대신 뚜껑 있는 용기나 실리콘 커버를 더 자주 쓰게 된 것도, 물티슈 끊기 도전이 준 파급 효과 중 하나였다.
7. 물티슈를 끊고 나서야 보인, 진짜 편리함에 대한 내 의견
30일 동안 물티슈 끊고 행주·수건으로 바꾸기 도전을 하면서, 나는 처음엔 ‘편리함’을 잃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훨씬 많았다. 쓰레기가 줄고, 지출이 줄고, 집 안의 주방 루틴이 정리되었고, 무엇보다도 ‘일회용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내 개인적인 의견은 이렇다.
물티슈가 진짜 편리한 건 맞다. 하지만 오래 두고 보면, 그 편리함이 나에게도, 지갑에도, 환경에도 그다지 친절하지 않다. 대신 조금 번거롭더라도 행주와 수건을 쓰는 삶은 처음에는 불편해도,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더 안정적인 루틴을 만들어준다.
나는 거창하게 세상을 바꾸겠다는 마음으로 이 환경 실천을 시작한 건 아니었다. 다만 “내가 당장 바꿀 수 있는 게 뭘까?”를 고민하다 보니 손에 먼저 잡힌 게 물티슈였을 뿐이다. 그런데 이 작은 선택이 나의 소비 패턴과 제로웨이스트 감각, 가족의 습관까지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도 나는 집 안에서 물티슈를 다시 기본값으로 두지는 않을 것 같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물티슈 조금 쓰는 게 뭐가 그렇게 큰 문제야?”
그때 나는 이렇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맞아, 어쩌면 큰 문제는 아닐지도 몰라. 하지만 나는 한 번 쓰고 버려지는 물티슈 대신, 여러 번 빨아 쓸 수 있는 행주와 수건을 고를 수 있게 된 나 자신이 꽤 마음에 들어. 그리고 그 선택이 지구에게도, 우리 집 쓰레기통에게도, 내 양심에게도 조금은 더 부드러운 선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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