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환경 실천법 플로깅(조깅하며 쓰레기 줍기)을 2주간 실천해본 이야기

사람은 보통 운동을 ‘건강’을 위해 한다. 하지만 나는 이번에 달리기를 통해 세상과의 관계를 다시 배웠다.
2주간의 짧은 실험이었다. 이름하여 ‘플로깅(Plogging)’,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는 친환경 운동이다.

생활 속 환경 실천법 플로깅(조깅하며 쓰레기 줍기)을 2주간 실천해본 이야기
스웨덴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조깅(Jogging)’과 ‘플로카 업(Plocka upp, 줍다)’의 합성어로, 단순한 운동을 환경 실천으로 확장시킨 활동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운동도 하고 환경도 지키면 일석이조겠지”라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그러나 2주 동안 직접 실천해보니, 그것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는 경험이었다.
이 글은 그 14일간의 기록이다. 땀, 냄새, 손의 감촉, 그리고 마음의 변화를 솔직히 담았다.

1. 첫날 플로깅 – 운동화를 신자마자 보인 ‘보이지 않던 세상’

플로깅 첫날, 나는 쓰레기 봉투와 집게를 들고 아파트 단지를 한 바퀴 돌았다.
평소 수없이 지나던 길이었지만, 이상하게 그날은 풍경이 달라 보였다.
길가의 풀숲, 버스정류장, 공원 벤치 밑에는 플라스틱 컵, 담배꽁초, 포장지가 끝없이 널려 있었다.
달리면서 이렇게 많은 쓰레기가 있었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된 게 부끄러웠다.

쓰레기를 집을 때마다 허리를 굽히니 달리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 동작이 운동의 일부가 되자, 몸의 리듬이 점점 적응하기 시작했다.
플로깅은 단순히 달리기가 아니라, 몸 전체로 세상을 바라보는 운동이었다.
숨이 가빠질 때마다 ‘이 많은 쓰레기는 누가 버렸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동시에 ‘그동안 나는 얼마나 무심했을까’라는 자책이 밀려왔다.

첫날을 마치고 돌아오니 쓰레기 봉투 한가득이 되었다.
그 봉투를 정리하면서, 나는 깨달았다.
“운동으로 땀을 흘릴 때보다, 쓰레기를 치우며 흘리는 땀이 훨씬 보람 있다.”

2. 3일 차 플로깅 – 불편함 속에서 생긴 자각

3일째 되는 날부터 몸이 익숙해졌지만, 주변의 시선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쓰레기를 줍는 내 모습을 이상하게 보는 사람도 있었고, 어떤 이들은 흘낏 보고 그냥 지나갔다.
그들의 반응 속에서 나는 묘한 감정을 느꼈다.
“왜 이런 일을 하는 게 이상하게 보일까?”

이 불편함은 곧 자각으로 바뀌었다.
플로깅은 단순히 ‘환경 운동’이 아니라, 무관심에 맞서는 용기였다.
누군가가 이상하게 본다고 해도, 나는 그저 계속 달렸다.
쓰레기를 줍는 내 손이 조금이라도 세상을 맑게 한다면, 그 시선쯤은 견딜 수 있었다.

그날 이후, 나는 이어폰을 빼고 달리기 시작했다.
음악 대신 바람 소리, 발소리, 새소리가 들렸다.
그 자연의 소리 사이사이에 들려오는 플라스틱 봉투의 바스락거림은 묘하게 현실적이었다.
도시의 소음을 뚫고 들려오는 그 소리가, 우리가 만든 문제의 실체처럼 느껴졌다.

3. 5일 차 플로깅 – 손끝의 감각으로 배우는 책임감

플로깅 5일 차, 나는 아침 조깅 코스를 바꿔 근처 하천길로 나갔다.
도심보다는 깨끗할 줄 알았지만, 놀랍게도 쓰레기의 종류가 달랐다.
플라스틱 컵 대신 일회용 젓가락, 낚시줄, 물티슈 같은 것들이 눈에 띄었다.

하천에 걸린 비닐을 꺼내는 일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젖은 비닐의 무게가 팔에 전해졌고, 손끝에 남은 냄새는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그 냄새는 불쾌했지만, 오히려 내 안의 감각을 깨웠다.
‘이 냄새가 바로 인간의 흔적이구나.’

쓰레기를 줍는 손끝에서 나는 ‘책임감’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배웠다.
환경 보호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한 사람의 손끝에서 시작되는 행동이라는 걸 몸으로 느꼈다.

4. 7일 차 플로깅 – 몸은 지치지만 마음은 가벼워졌다

일주일이 지나자 루틴이 생겼다.
퇴근 후, 해가 지기 전 잠깐의 시간에 조깅복을 입고 나갔다.
몸은 점점 피곤해졌지만, 마음은 반대로 맑아졌다.
플로깅을 하면 할수록 내가 걷는 길, 머무는 동네가 깨끗해졌다.
이 작은 변화가 눈에 보이자, 행동의 힘을 믿게 되었다.

지인들에게 플로깅 이야기를 했더니 대부분 “좋은 일 하네”라며 웃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내가 사는 동네를 조금 더 깨끗하게 유지하고 싶었을 뿐이다.
이 작은 변화가 결국 세상을 바꾸는 출발점이 될지도 모른다는 믿음이 생겼다.

5. 10일 차 플로깅 – 함께할 때 커지는 힘

10일째 되는 날, 나는 직장 동료 두 명과 함께 플로깅을 했다.
혼자 할 때보다 훨씬 즐거웠고, 속도도 빨랐다.
서로 경쟁하듯 쓰레기를 찾으며, 마치 게임처럼 웃음이 터졌다.
‘혼자보다 함께할 때 변화의 속도는 두 배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마지막에 쓰레기를 분류하며 한 가지 약속을 했다.
“이걸 단발성 이벤트로 끝내지 말자. 매달 한 번은 같이 하자.”
그날 찍은 사진 한 장은 SNS에 올리지 않았지만,
그 기억은 머릿속에 선명히 남았다.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함께하는 실천’의 가치.

6. 14일 차 – 플로깅이 준 가장 큰 선물

2주째 되는 날, 나는 처음보다 훨씬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을 나섰다.
쓰레기를 줍는 일이 이제는 낯설지 않았다.
길에서 나를 이상하게 보던 사람 중 몇몇은 “수고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그 말 한마디에 묘한 힘이 났다.

마지막 날, 나는 쓰레기 봉투를 들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깨끗한 하늘이 마치 내 마음을 비추는 거울 같았다.
이 2주간의 실천을 통해 나는 세 가지를 배웠다.
첫째, 작은 행동도 진짜 변화를 만든다.
둘째, 환경을 지키는 일은 결국 자신을 정화하는 일이다.
셋째, 지속 가능성은 의지에서 시작된다.

7. 플로깅 이후의 삶 – 습관이 되어버린 실천

플로깅을 마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나는 여전히 쓰레기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달리기보다 걷는 날이 많지만, 손에는 언제나 작은 비닐봉투가 들려 있다.
이제 플로깅은 운동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무엇보다 달라진 건 ‘환경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예전에는 뉴스 속 미세플라스틱이나 해양 쓰레기 문제가 멀게 느껴졌지만,
지금은 그것이 내 주변의 문제로 다가온다.
플로깅을 하며 배운 건 환경의 위기보다, 사람의 무관심이 더 무섭다는 사실이었다.

8. 결론 – 생활 속 환경 실천법 달리며 깨달은 환경의 의미

플로깅을 2주간 실천하면서 나는 몸보다 마음이 더 단련되었다.
지구를 지키는 일은 거창하지 않다.
하루 30분의 조깅, 쓰레기 봉투 하나, 그리고 조금의 의지만 있으면 된다.

처음엔 체력 훈련이었다가, 점점 명상이 되었고, 결국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 나는 깨달았다.
“환경을 지키는 일은 세상을 바꾸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바꾸는 일이다.”

누군가 나에게 플로깅이 뭐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이 아니라, 달리며 마음을 맑히는 운동이에요.”

9. 플로깅 이후, 나의 하루가 조금씩 달라졌다

2주간의 플로깅이 끝났다고 해서 내 일상은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 짧은 시간이 내 안에 너무 깊게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운동화를 신을 때마다 “오늘은 어디를 달리며 어떤 쓰레기를 발견할까?” 하는 생각부터 든다.
달리기를 나가면 몸이 먼저 반응한다. 쓰레기가 눈에 들어오면 무의식적으로 허리를 굽히고 손을 뻗는다.
그 행동이 자연스러워졌을 때, 나는 비로소 ‘환경 실천이 습관이 되는 순간’을 경험했다.

이전의 나는 운동을 하면 ‘칼로리’를 생각했지만, 지금은 ‘지속 가능성’을 생각한다.
한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내 발자국이 어떤 흔적을 남길지를 떠올린다.
이런 변화는 단지 환경을 위한 행동이 아니라, 나 자신을 존중하는 방식의 변화였다.
내가 사는 동네를 깨끗하게 만든다는 건 곧 내가 머무는 삶의 공간을 사랑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10. 생활 속 환경 실천법 작은 행동이 만든 예상 밖의 파급력

플로깅을 꾸준히 하자 동네 주민들의 시선도 변했다.
처음엔 낯선 사람을 이상하게 보던 이들이, 어느 날부터 “고생 많으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심지어 동네 아이들이 내 뒤를 따라 쓰레기를 줍는 모습을 보고, 나는 마음이 뭉클했다.
한 아이가 물었다. “이거 하면 돈 줘요?”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 대신 기분이 좋아져.”
그 아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플라스틱 병을 주워 쓰레기통에 넣던 장면은 지금도 선명하다.

그날 이후 나는 깨달았다.
작은 행동이 누군가의 마음에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걸.
내가 만든 변화는 미약하지만,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는 시작점이 될 수 있었다.
환경 운동은 결국 ‘함께 살아가는 마음’을 키우는 과정이었다.
그날 이후 동네에서 종종 나와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었고,
그때마다 나는 작은 연대감을 느꼈다.

11. 플로깅 몸으로 배우는 철학, 그리고 마음의 변화

플로깅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었다.
그건 몸으로 배우는 철학 수업이었다.
땀을 흘리며 허리를 굽힐 때마다 나는 겸손을 배웠고,
손끝에서 느껴지는 쓰레기의 감촉을 통해 인간의 책임을 배웠다.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는다는 행위는 세상을 바꾸기에는 작지만,
내 내면의 태도를 바꾸기에는 충분했다.

나는 더 이상 완벽한 환경주의자를 꿈꾸지 않는다.
대신, 할 수 있는 만큼 꾸준히 행동하는 사람이고 싶다.
플로깅은 그런 ‘꾸준함의 가치’를 가르쳐주었다.
하루에 한 번, 몇 개의 쓰레기를 주우면 그날은 충분히 의미 있었다.
그 행동이 세상을 완벽히 깨끗하게 만들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내가 사는 공간만큼은 지켜낼 수 있었다.

12. 생활 속 환경 실천법 지구보다 먼저, 나 자신이 깨끗해졌다

2주간의 실천으로 내가 얻은 가장 큰 변화는 ‘내 마음의 청결’이었다.
쓰레기를 치우면 길이 깨끗해지고, 길이 깨끗해지면 마음도 가벼워졌다.
그때 깨달았다. 지구를 치우는 일은 결국 나 자신을 정화하는 일이라는 걸.
우리가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을 지키려는 이유는 단지 지구 때문이 아니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 바로 우리 자신을 위한 것이다.

이후 나는 매주 토요일마다 ‘플로깅 데이’를 정해 혼자 혹은 친구와 함께 나간다.
비가 오면 우비를 입고, 눈이 오면 장갑을 끼고.
날씨가 어떻든 달리며 쓰레기를 줍는 그 시간은 나에게 명상 같았다.
숨이 차오를 때마다 나는 다시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조금 불편해도 괜찮아. 이건 나를 위한 시간이야.”

이 경험은 나를 한층 단단하게 만들었다.
이제는 세상을 바라볼 때 ‘깨끗한가, 더러운가’보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한다.
그 변화는 내 삶 전체에 스며들었다.